작년 말 경에 거실을 서재로 꾸며서 가족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는 어느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기사에 올려진 사진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거실에서 TV가 사라지게 되면 뭔가 허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렇게 해가 바뀌었고 뭔가 새해를 맞아 보람있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예전의 그 기사가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1월 중순경 주말을 이용해서 거실에 있던 TV와 AV 시스템을 안방으로 옮기고 그 빈자리를 책장으로 채우게 되었다.. 서재에 꽤 무게가 나가는 슬라이드 책장 하나가 남았는데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아서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거실에 TV대신 책장이 들어서게 됨으로 인해 일어난 제일 큰 변화는 TV시청시간이 급속도로 줄어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TV를 안방으로 옮겼기 때문에 시청시간에 큰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일을 마치고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저녁 10시가 넘는 편인데 그 시간에 집에 오면 희주땡이가 자고 있는 시간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안방에서 함께 자는데 덕분에 집에 와서는 TV 전원스위치조차 건드리지 못한다.. 주말에는 한주간동안 함께 놀아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 때문에 희주땡이와 놀아주느라 TV를 볼 시간이 별로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고 덕분에 회사에서 밥먹을 때 주몽같은 인기드라마 이야기가 나오면 이해하는 척 하면서 조용히 스토리를 들어주는 편이다.. :)

거실에 책장이 자리잡게 되면서 일어난 또 다른 긍정적인 변화는 바로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희주땡이가 어리기 때문에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직은 어렵지만 대신 그림책이나 동화책 등을 읽어주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게 되었다.. 가끔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책장에서 꺼내와서 읽어달라고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까지 하다.. 덕분에 집에 있는 대부분의 동화책을 모두 읽었고 아내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책을 희주땡이에게 읽힐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습관은 말 그대로 습관이라는 어려운 작업이다.. 습관이라는 말은 어떠한 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몸에 익히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독서라는 것은 바로 읽는 것에 대한 반복을 거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즉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만큼 지루하고도 따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을 읽는 작업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그 안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없이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자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것은 어쩌면 부모에게 있어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지난 2월말 희주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2006년도 수료식을 하면서 수료장과 함께 상장 하나를 받아왔다.. 상장은 다름아닌 독서상.. 어린이집 선생님께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희주가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도 중간중간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더라는 것이다.. 아직 만 3살이 안된 꼬마녀석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꽤나 기특해 보였나보다라고 생각하면서 거실을 서재로 바꾼 것에 대해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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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즐거운 우리집 거실을 서재로

    [혜민아빠]책과 사진 사랑 2007/03/06 07:32

    거실을 서재로 바꾼다면 어떨까? 좀 답답한 것도 있을 거지만, TV 대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준비하고, 책장과 가운데 탁자나 소파를 넣는다면 같이 모여서 책 또는 가족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지금 보다는 달라질것이다. 우선 TV 보는 대신 가족의 얼굴을 볼 것이고,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조선일보에서 아래와 같은 행사를 하네요. 참여하면 책장과 책을 주네요. 혹 이렇게 운영하시는 분들 좀 의견 부탁 드립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2. "거실을 서재로" 따라하기

    박노가족(朴盧家族) 2007/04/24 05:12

    거실을 서재로를 보고 따라하고 싶었다. 몇개월 전부터 책장이 한두개씩 늘어가더니 이젠 한 쪽 벽면을 차지하게 되었다. 눈 높이에 아이들 책을 두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한다. 이제는 거실의 TV만 옮기고 다른 것으로 대치하면 된다. 작은 방에 있는 내 책을 꺼내면 된다. 그건 아마 盧아줌마가 싫어 할거다. 지저분 하다고.. ㅎㅎㅎ 하지만 TV는 盧아줌마가 이야기를 자주하니 아마 조만간 방으로 들어갈 것 같다.

  3. TV 퇴출 - 거실을 미니서재로

    꿈꾸는 키싱트리 - 생활 다이어리 2008/03/04 23:22

    거실 쇼파 맞은편에 떡하니 붙어 있는 TV를 다른방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유는... 거창한게 뭐 있을까만은...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TV란 놈에게 몽땅 빼앗기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사실 "삶의 여유"가 절실하다. 책도보고, 블로깅도 하고, 얘기도 하고, 차도 마시는 여유있는 시간을 좀 누려보고 싶다. TV 대신 책장을 설치하려고 한다. 거실이 좁아 한쪽면을 가득 메우는 책장이 아니라, 공간에 떠있는듯한 책장 몇개를 설치하면 답답한 느낌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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