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my notes 2009/05/31 02:15
일상이 안겨주는 힘은 두렵다.. 그 힘을 이끌어내는 근원에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그것에 얽혀있는 사람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삶과 시간을 기억하게 한다.. 그렇기에 어떤 일상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것이 만들어온 삶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고 그 말은 달리 표현하면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관계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쌍방간의 연관 요소가 성립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한다'는 말이 현재성을 나타낸다고 할 때 '인지하고 있다'라는 말은 그 결과(연관 요소)가 과거사의 형태로 이미 우리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인정하기 위한 절차로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여 그것의 의미를 규정하고 비로서 관계가 성립된다..

성립된 관계는 그 때부터 그 관계가 소멸되기 전까지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관계 성립이 진행되고 규정되어지는 시간의 속성이 비가역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계를 규정함에 있어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던 한주가 지나갔다..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생각들 또한 남겨져 있다.. 미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이유는 다름아닌 일상의 힘 때문이었다.. 그 일상에 얽히고설켜 있는 많은 관계들이 내 맘속에서 질문을 쏟아냈다.. 쉽게 답을 찾기란 애초에 어려운 일이었다.. 하루하루 일상의 힘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지냈다면 속은 편했을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적어도 겉으로는 속 편하게 보이려 노력했던, 그러나 불편한 한주였다..

한주간 여러가지 생각을 거듭하며 되짚어 보니 세상 참 쉽게 살아왔다.. 치열하지 못했고 고민하지 않았던 삶이었다.. 고민의 흔적은 있었을지 몰라도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게 내가 살아온 삶이었구나.. 갑자기 두려워졌다.. 어떻게 매순간 고민없이 선택을 하며 살아오고 관계를 만들어 왔는지.. 그 고민에까지 이르자 그동안 전혀 보이지 않았던 일상의 힘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려움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그제서야 비로서 알게 되었다.. 아직은 불편하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그 두려움을 외면하기보단 부딛혀가며 뭔가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려한다..
2009/05/31 02:15 2009/05/31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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