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육개장

ordinary 2016/08/02 14:03
오랜만에 맛보려 들린 두레국수가 휴가를 간 덕분에 찾아간 셰프의 육개장..

밖에서 보이는 모습은 매우 작은 매장이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실제로도 그러했다.. 메뉴는 기본 육개장으로부터 시작하여 파생된 몇가지로 단촐하지만 전문성을 드러내는 듯한 구성.. 매운 육개장 대신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 백육개장을 시키고 매장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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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은 마치 와타나베 건물탐방에 나오는 잘 설계된 협소주택을 보는 것 마냥 이채로웠다.. 눈대중으로 대략 18m² 정도 되는 공간 크기.. 그리고 그 가운데 자리잡은 ㄷ 자 형태의 핫 테스크 타입의 자리 세팅.. 그 ㄷ 자 형의 가운데 제일 안쪽은 놀랍게도 카운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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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12명은 충분히 커버할만한 공간의 효율성 극대화.. 일반적인 형태의 테이블 배치였다면 많아야 6명 정도가 받을 수 있는 손님수였을 이 공간에 고정관념을 깬 자리배치가 가져온 효율성은 실로 놀라웠다.. 개인 자리에 가져다 주는 쟁반마저도 일반적인 쟁반보다 작게 만들어 개인 공간의 한계를 정하고 매장 전체적으로 그 규칙 아래에서 제약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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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놀라움의 연속됨 가운데 계속 둘러보다 매장 안쪽 부엌 쪽을 바라보니 매장 전체 공간의 약 2/3 정도를 부엌 공간으로 할애하고 있었다.. 손님을 더 받으려 무리하게 부엌 공간을 축소하지 않고 음식점이라는 본질을 계속 고민한 결과였을까? 그 와중에 한 할아버지가 메뉴를 살펴보다 앞서 주문한 것을 취소하고 다른 메뉴로 바꿀 수 있는지를 주문이 들어간 한참 후에야 주인에게 물어본다.. 흔쾌히 그리고 넉넉한 목소리로 주문을 변경해서 가져다 주는 모습을 보고 분명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가게였겠지만 이 도시에선 접하기 힘든 왠지 모를 인심이 느껴졌다..

주문했던 백육개장의 맛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참 적당한 맛이었다.. 오랜만에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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