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IT/ux & design

16 articles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표지]
남녀간의 갈등에 대한 원인과 치유방법 연구로 유명한 존 그레이(John Gray) 박사의 저서 중 누구나 한번쯤 듣고 읽어봤을법한 유명한 책이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바로 그것.. 굳이 뇌구조도까지 그려가며 비교하지 않더라도 남녀간의 생각과 가치관, 감성은 서로 다른 것이 사실이다..

남녀가 가지고 있는 차이점은 생각 외로 여러가지 상황에서 발현된다.. 남녀가 이성간에 친밀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대표적 사례인데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이성에 대한 친밀감을 얻게되는 상황적 계기가 같은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은 상대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상대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친밀감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성은 친밀감을 얻기 위해서는 소통이나 교류가 사전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있어야만 비로서 상대에 대한 친밀감이 조성이 된다는 의미이다..

more..

2007/04/07 01:32 2007/04/07 01:32
최근 M사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라는 제품이 그 광고와 더불어 주변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있다.. 기존 바나나맛 우유에 대해 컬러를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는 것이 신선하다는 의견도 있고 나름 새로운 시도이지만 기존 것이 더 낫다는 의견들도 눈에 보인다.. 아직 갓 출시된 제품에 대해 어떤 평을 한다는 것이 조금 우려되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바나나맛 우유

바나나맛 우유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우선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가 제품명에서부터 내세우고 있는 차별화 포인트인 컬러부터 생각을 정리해보자..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료시장에서는 리마커블한 포인트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바로 대중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식과 보편적 이미지이다.. 대중들에게 있어서 바나나가 가지고 있는 컬러의 이미지는 "노란색"이다.. 바나나의 본질이 하얗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당장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노란색"인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런 점에서 바나나맛 우유는 그 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대중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컬러를 그대로 제품에 차용함으로써 초기에 제품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바나나맛 우유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몇가지가 더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 제품이 초기생산 단계 때부터 대중적 친화력을 무기로 삼았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케이스 디자인인데 제품이 출시되었던 70년대 당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던 항아리 이미지를 제품 케이스에서 활용하여 바나나맛 우유라는 다소 낯선 제품을 빠른 시간안에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던 점이 강점이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은 현재 시점에서는 오히려 리마커블한 요소로 자리잡아서 바나나맛 우유를 연상하게 되면 항아리 디자인을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의 경우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케이스 디자인에서 기존 제품들과 차별점을 찾기가 힘들며 오히려 바나나 계열의 우유제품이 아닌 일반 우유제품과 경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가져오고 있어 이런 점이 아쉽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기존 바나나맛 우유의 경쟁제품들이 바나나가 제품 성분에 들어가 있음을 그렇게도 주장했건만 실제로 대중들은 그런 부분은 크게 눈여겨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바나나맛 우유에 '맛'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이유는 이 제품 성분에 바나나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바나나향만 첨가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타사 제품들이 자사 제품의 성분에 바나나가 포함되어 있음을 강조해도 이미 바나나맛 우유는 이런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버린 상태에서 성분의 중요성이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타사 제품들의 고민이다.. 그리고 그 고민의 연장선 상에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또한 자리잡고 있다..(잘 살펴보면 알겠지만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역시 바나나가 포함된 바나나 우유이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이 제품의 본질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더 대중들의 구매의 선택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분간 이런 이유로 인해 바나나맛 우유가 선두자리를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중적인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항상 대중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중의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그런 점에서 일종의 혁신을 기대하였겠지만 아직 이 제품이 판을 뒤엎기에는 갈길이 먼 것처럼 보여진다..
2007/03/03 16:20 2007/03/03 16:20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을 흔히 조각 하는 것에 비유를 많이 한다.. 둘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공통점 :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나 조각을 하는 것이나 모두 깍아낸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조각은 더이상 깍아낼 부분이 없을 때 비로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비스의 완성도 더이상 추가할 기능이 없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더이상 제외할 기능이 없을 때 완성되는 것이다..

차이점 :
조각은 예술의 범위에 속하지만 서비스는 현실의 범위에 속한다는 것이다.. 다른 것들과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하지만 예술과 현실이라는 종이 한장 차이를 잘 조율해야 한다.. 예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놓고 사용자가 어리석어서 이해를 못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이제 겨우 조각도 잡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갈길이 멀다..
2006/10/03 01:40 2006/10/03 01:40
tag { , , }

PC 통신의 바람이 2,30대를 중심으로 거세게 불어오던 90년대 초반 국내 IT업계에서 외래어로 표기되어 있는 컴퓨터 용어들을 한글로 순화하자는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된 한글 프로그램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했고 미국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컴퓨터 문화에 대한 제어심리도 일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 당시 한글화 운동을 벌였던 용어들 중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몇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프로그램을 풀그림으로, 컴퓨터를 셈틀로, 마우스를 다람쥐로 표기하던 것들이 그런 것들 중 일부이다.. 한글이 주는 신선함도 있었고 자국어로 용어를 표기한다는 자긍심도 있었겠지만 당시 용어의 한글화는 꽤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결국 한글화로 순화되었던 용어들이 대중에게 깊이있게 각인되지 못했고 어느 순간 기존 용어가 표기법의 사실상 표준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요즘도 간혹 이 당시 용어들을 사용하는 분들의 글을 읽어보곤 하지만 눈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하다..

곱단이 머리방이라는 곳이 있다.. 나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무얼 하는 곳이라는 것은 정확히 알고 있다.. 내가 국민학교(네.. 전 국민학교 출신입니다. --;) 6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소개해 준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진보적인 분이셨는데 특히 한글화와 한국 고대사에 깊은 관심이 있는 분이셨다.. 담임선생님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미용실이 있었는데 바로 그 미용실 이름이 '곱단이 머리방'이었다.. 그 가게의 이름을 말씀해주시면서 외래어가 아닌 순수한 한글만으로도 이렇게 의미가 전달이 될 수 있고 표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는데 그 이야기가 어린 생각에도 꽤 마음속 깊이 느낌이 전달이 되었나 보다.. 아직까지도 지나가면서 미용실을 바라보면 곱단이 머리방이 떠오르곤 하니..

요즘 들어 작명에 관한 이야기들을 잡지에서 간혹 보게되는데 최근의 작명추세는 한글이름을 짓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10여년전 한글이름이 유행처럼 번지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의외의 현상일 수 도 있는데 이유인즉슨 그 이름이 어릴 때는 귀엽고 느낌의 전달이 예쁘지만 나이가 들면 매우 어색한 이름이 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서 세상의 때가 묻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블로고스피어에서 다시한번 블로그에서 쓰이는 용어에 대한 한글화 이야기가 화두로 던져지는 듯 하다.. 물론 용어 자체가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긴 하다..

그 중 하나가 트랙백의 한글화 표기에 대한 논의이다.. 트랙백이란 용어가 대중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용어를 쓸 필요가 있는가 라는 의견부터 엮인글이나 걸린글 등 이해하기 쉽고 한글로 표기되어 있는 용어들이 트랙백이 뭔지도 모르고 있는 대중들이 이해하기는 더 바람직한 방법이다 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두개의 한글화 용어가 떠오른다..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풀그림이나 셈틀 같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댓글이란 용어이다.. 아시다시피 전자는 이미 대중의 시선에서는 한걸음 물러나있는 비주류용어가 되었고 후자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여 사실상의 표준이 된 상황이다..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용어들 또한 조만간 두 갈래길 중 한가지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어느 것이 대중들의 선택을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택의 과정 중 공감이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텐데 공감은 앞에서 이끌어간다고 해서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조성이 되는 부류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블로고스피어의 공감대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시간이 정답이다.. 그 시간속에 함께하는 우리의 선택이 정답이다..

2006/09/21 11:44 2006/09/21 11:44
태터툴즈가 제공하는 여러 기능들 중 요즘들어 그 본연의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 바로 EAS(Eolin Antispam Service)이다.. EAS덕분에 하루에 한두번 오던(--;) 스팸이 그나마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기능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이런 부분은 대중들에게 크게 보이는 부분은 아니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최상의 서비스란 그 서비스를 내가 접하고 있음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쉽고도 편안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 서비스에 녹아있음에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흔히 예를 많이 드는 산소와 같은 존재가 최상의 서비스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일지도 모른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의 5%만을 언어로 표시할 수 있다'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만약 그러한 것들이 고객의 특성이라면 서비스는 나머지 95%에서 일부만 충족시킬 수 있으면 성공한 서비스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말은 쉽다'라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고객이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needs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말은 다시 말하면 needs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할 일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needs가 무엇일까?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그것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고 찾는 수밖에 없다.. 고객의 needs를 찾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부족하다.. 언젠가 하울님이 언급했던 서비스의 존재감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2006/07/18 15:20 2006/07/18 15:20
tag { , , , }
cur·sor (n. 커서)
1 계산자·측량 기계 등의 눈금선이 있는 이동판
2【컴퓨터】 브라운관(CRT)의 문자가 입력되는 위치를 표시하는 이동 깜박이 점[막대]



커서는 컴퓨터가 CRT라는 화면표시장치로 컴퓨터 자신이 사람들에게 신호와 응답을 보내기 시작한 그 때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UI중 하나이다.. 커서처럼 누구에게나 그 의미가 직관적으로 다가서는 입력 UI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UI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공기의 존재를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과 어쩌면 같은 맥락으로 그 존재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운영체제에 따라 그 모습을 조금씩 다르게 변화시키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떠한 입력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서는 항상 커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커맨드 모드의 text 기반 OS부터 인터넷 웹브라우저를 통해 보여지는 웹 어플리케이션까지 컴퓨터에서 입력신호를 기다리는 모든 상태표시에 커서가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발되는 어플리케이션들은 예전에 비해 기능상의 개선도 있지만 UI 역시 중점을 두어 개발하는 것이 흐름이다.. 어플리케이션의 UI는 과거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점점 화려하게 구성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이해되지 못하는 UI라면 그 모습이나 기능이 아무리 화려하다고 할지라도 결국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커서 UI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 어떤 UI보다도 직관적이면서 유저들에게 그 기능상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잘 설계된 UI라고 할 수 있다..

내 학부전공은 전자공학이었다.. 전자공학개론 첫 수업 때 담당교수님에게 들은 얘기가 문득 떠오른다..

"공학이란 무엇인가? 최소의 비용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 공학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비용을 많이 들여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공학이 아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은 개발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요건 중 하나이다. 커서는 바로 이것을 우리들에게 조용한 깜박임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5/11/16 22:57 2005/11/16 22:57
tag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