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뒤엎은 발상의 전환.. 미니
미니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미스터 빈' 코미디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주인공이 나타나는 장면마다 감초처럼 등장하던 미니에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차체 앞뒤 모서리에 꽉 낀 것처럼 위치해있는 4개의 바퀴들과 앙징맞은 크기가 그런 시선을 이끄는데 한 몫을 한 것 같기도 하다.. :)
1959년 BMC(British Motor Corporation)로부터 시작된 생산을 기점으로 2000년 단종 될 때까지 자동차 역사상 가장 오래 생산된 차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미니는 이후 BL(British Leyland)을 거쳐 오스틴 로버(Austin Rover)로 인수되고 흔히 오리지널 미니를 일컬을 때 부르는 로버 미니의 로버가 바로 오스틴 로버이다.. 이후 로버 미니는 1994년 BMW에 인수가 되었고 요즘 국내 길거리에서 보게 되는 미니는 로버 미니가 아닌 BMW 미니라고 보시면 된다.. 영화 '이탈리안 잡'에 나온 미니가 바로 BMW 미니이다..
미니는 영국인에게는 자부심과도 같은 차종이었다고 한다.. 비틀즈의 전 멤버가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영국 황실에서도 미니를 애용했다고 한다.. 사실 미니는 유가폭등으로 인한 열악한 경제사정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연료절약을 위한 경제형 차종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인기를 받아 왔다..
미니를 살펴보다 보면 유독 차체와 색이 다른 하얀색 지붕이 눈에 띄는데 이 특색있는 디자인에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처음 미니를 디자인했던 알렉 이시고니스는 작은 크기이지만 어느 정도 쾌적한 실내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전륜구동(앞바퀴 굴림방식)을 도입했고 바퀴도 차체 모서리로 최대한 이동을 시켰다.. 그렇게 보장된 공간에 지붕을 씌우기 위해 차 지붕을 용접하여 붙이게 된다.. 그런데 용접기술이 말끔하지 못했던 관계로 용접 플렌지 자국이 지저분하게 남게 되었다.. 그 용접 플렌지를 감추기 위해 생각한 것이 지붕을 약간 크게 만들고 레인가드(창문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가리개)처럼 변형하여 차체를 덮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정쩡해진 지붕을 하얀색으로 칠해버려서 의도적으로 차체와 분리시켜 버린다.. 결과는? 이 하얀색 지붕은 미니만이 가지는 독특한 컨셉으로 자리잡게 되고 BMW가 인수한 후 리뉴얼된 미니를 만들어 낼 때도 이 컨셉은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지금도 가끔씩 미니를 보게 되면 디자인보다는 하얀색 지붕에 눈이 먼저 간다.. 그리고 그 지붕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설계 상 어쩔 수 없었던 단점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발상의 전환을 했던 알렉 이시고니스의 통찰력을 생각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시선과 품고 있는 생각이 내 주변에 있는 단점의 모습들을 얼마나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
마지막으로 로버 미니의 멋진 드라이브를 감상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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