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 출시된 제품의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등의 트랜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미니멀리즘이란 말이다.. 주로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절제된 형태로 유지시키는 사조를 통칭하여 미니멀리즘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미니멀리즘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1960년대 미국 미술계에 새로이 등장했던 일련의 시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1960년대 미국 미술계에는 기존의 미술계에서 보지 못했던 특정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등장한다.. 칼 안드레(Carl Andre), 솔 르윗(Sol LeWitt), 도널드 저드(Donald Judd) 등으로 대표되는 작가들의 시도는 당대 평론가들에 의해 대안미술, 저항미술 등으로 불리우다가 결국 미니멀리즘이라는 명칭으로 최종 축약되어 정리되게 된다..

기존 회화가 캔버스라는 2차원 평면에 가상으로 3차원의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일종의 환영을 만들었던 것이라 여기고 이에 대해 반대하는 성격으로 등장한 미니멀리즘은 캔버스라는 평면 위에 3차원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은 그 형태의 모사일뿐 실제(實際)가 아니라는 점을 중시하고 결국 표현하는 방법이 실재(實在)하는 존재로서 다가서야 한다는 점을 중요시한 사조이다. 이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결국 미니멀리즘은 reality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Carl Andre, Equivalent VIII, 1966

Carl Andre, Equivalent VIII, 1966

reality를 추구했음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품의 재료로 그들이 선택한 것은 주로 물질적인 것을 강조하는 것들이었는데 특히 이미 생산되어진(ready made) 기성제품들을 사용했다는 점-물론 모든 작가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을 주목할 수 있다.. 칼 안드레가 벽돌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표현한 것이나 댄 플래빈(Dan Flavin)이 형광등을 벽에 설치하여 작품을 만들었던 것에서 그런 부분을 볼 수 있다..

초기 미니멀리즘을 표현한 작품들의 공통점에서 주로 단순성, 기하학적 측면 만을 주목하고 이를 부각시켜 타 산업분야에서 미니멀리즘에 대한 적용의 폭을 넓혀 나갔는데 바로 이 점 때문에 미술계에서의 미니멀리즘과 타 분야에서의 미니멀리즘에 대한 해석과 활용이 다른 양태로 보여지게 된다.. 결국 타 분야의 미니멀리즘에 대한 해석은 단순, 기하학적 관점에서 보여지는 면이 강하며 초기 미술계에서 나타났던 형태의 미니멀리즘이 가진 의미(리얼리티라는 본질을 찾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던)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미니멀리즘의 최근 경향은 주로 기능성을 중요시 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기능성의 강화를 위해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는 절제의 형태로 보여지는 즉, 미니멀(minimal) 적인 부분을 좀더 특화하여 바라보는 시선으로 집중하고 있다.. 결국 초기 미니멀리즘이 찾고자 했던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미니멀리즘의 본질이 바뀌어 버린 결과가 되버린 것이다.. 어찌보면 본질에 대한 정의를 본질 스스로 규정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2007/06/15 01:49 2007/06/15 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