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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연륜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연륜이란 말에는 한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담겨져 있고 그 인생속에서 겪어온 경험과 지식이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연륜이라는 말이 쓰일 때는 그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의 삶에서 긍정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하여 무언가 배울 수 있을 때 쓰여지곤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지식을 여러 환경이나 교육 가운데 습득하고 축적하지만 그러한 지식으로도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연륜만이 가지고 있는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스스로 침묵을 하고 있어도 그가 가지고 있는 연륜은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서양속담의 '연륜이 말을 한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다.. 올해로 칠순이라는데 외모나 활동내역을 볼 때 다시금 그 나이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고등학교 졸업이 공식적인 학적의 전부(흔히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의 명성으로 인해 그가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걸로 오해하기도 한다)인 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알려지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그의 노력과 열정이 담겨져 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흔히 우리는 그의 외모나 말투, 유독 고집하는 흰색의 의상 등을 보면서 그를 희화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거리의 소재로 쓰기도 한다.. 나 역시 그에 대해 잘 모르던 때는 그런 행동들 보며 웃기도 하고 왜 그럴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그건 눈에 보이는 한단면일뿐 그가 이룩해 가고 있는 의상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그의 숨겨졌던 삶이 조금씩 보여질 때 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연륜이라는 단어였다.. 물론 그의 개인사나 사생활까지 완전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뭐라 단정할 입장은 되진 않지만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고 그런 차원에서 완벽하지 못한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공인으로서의 그의 자세는 나무랄 곳이 없다고 본다..
얼마전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아이를 입양하는 기사가 모든 언론기사의 모두를 장식했던 일이 있었다.. 앙드레 김 역시 자신의 아들을 생후 6개월 때 입양했고 그 아들이 지금은 그에게 쌍둥이 손주를 안겨줬다고 한다.. 지금도 공인의 입양이라는 것이 기사의 화두를 제공하는데 당시에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덧붙여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그는 결혼을 안한 독신으로서 혼자서 그 아이를 키워왔던 것이다..
어린시절(3살) 친부모가 별거를 하게되어 새어머니 품에서 자라난 우울한 가족사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도 그는 그릇된 길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가 패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그 분야의 정상에 오르기까지 개인적으로도 많은 부분 힘든 일들이 많았으리라 본다.. 그러나 그는 그 힘든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는 일을 한 적이 없었고 그것이 지금의 그의 모습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어느덧 70세를 넘어서는 나이가 되버린 디자이너 앙드레 김.. 어느 기사 인터뷰에서 그의 손을 보고 '일하는 사람의 손'이라고 부른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일하는 사람의 손.. 바로 그것이야 말로 연륜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 앙드레 김에 대한 호칭을 '선생님'이나 '씨'를 붙일까 하다가 그에 대한 최대한의 호칭예우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어서 감히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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