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or (n. 커서)
1 계산자·측량 기계 등의 눈금선이 있는 이동판
2【컴퓨터】 브라운관(CRT)의 문자가 입력되는 위치를 표시하는 이동 깜박이 점[막대]



커서는 컴퓨터가 CRT라는 화면표시장치로 컴퓨터 자신이 사람들에게 신호와 응답을 보내기 시작한 그 때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UI중 하나이다.. 커서처럼 누구에게나 그 의미가 직관적으로 다가서는 입력 UI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UI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공기의 존재를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과 어쩌면 같은 맥락으로 그 존재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운영체제에 따라 그 모습을 조금씩 다르게 변화시키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떠한 입력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서는 항상 커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커맨드 모드의 text 기반 OS부터 인터넷 웹브라우저를 통해 보여지는 웹 어플리케이션까지 컴퓨터에서 입력신호를 기다리는 모든 상태표시에 커서가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발되는 어플리케이션들은 예전에 비해 기능상의 개선도 있지만 UI 역시 중점을 두어 개발하는 것이 흐름이다.. 어플리케이션의 UI는 과거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점점 화려하게 구성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이해되지 못하는 UI라면 그 모습이나 기능이 아무리 화려하다고 할지라도 결국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커서 UI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 어떤 UI보다도 직관적이면서 유저들에게 그 기능상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잘 설계된 UI라고 할 수 있다..

내 학부전공은 전자공학이었다.. 전자공학개론 첫 수업 때 담당교수님에게 들은 얘기가 문득 떠오른다..

"공학이란 무엇인가? 최소의 비용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 공학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비용을 많이 들여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공학이 아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은 개발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요건 중 하나이다. 커서는 바로 이것을 우리들에게 조용한 깜박임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5/11/16 22:57 2005/11/1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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