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퇴근길에 내 시선을 집중시켰던 두 권의 책이 있다.. 둘 다 수학과 관련이 있는 책들이다.. 수학이란 말만 들어도 머리를 설래설래 흔들 사람들이 많음을 알기에 이런 모습이 어쩌면 별세계 사람의 행동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다..

소개를 해보자면 그 중 하나는 존 더비셔(John Derbyshire)가 쓴 리만가설-베른하르트 리만과 소수의 비밀 (원제:Prime Obsession: Berhhard Riemann and the Greatest Unsolved Problem in Mathematics)이고 다른 하나는 오가와 요코(小川 洋子)가 쓴 박사가 사랑한 수식(원제:博士の愛した數式)이란 책이다..

두가지 책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특정 공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리만가설'은 베른하르트 리만이라는 한 위대한 수학자가 제시한 소수와 관련하여 추측한 가설에 대한 이야기이고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오일러 공식이 얽힌 한 수학자의 삶과 사랑에 대한 소설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일본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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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가설은 리만가설에 얽힌 수학사의 뒷 이야기들과 리만가설의 수학적인 내용들을 장을 번갈아 가며 소개하고 있는데 수학적인 부분들은 아무래도 수식을 다루게 되어 읽기에는 조금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사실 이과 출신인 나로서도 책 내용이 좀더 심도있게 리만가설에 대해 다루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수학전공이 아니었기에 그냥 읽고 넘기기에 바빴다.. 대신 수학사를 다룬 부분들은 매우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만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던 수학자들이 흘린 눈물과 땀이 그대로 활자화 되어 내 눈앞에 나타나는 듯 했다..

리만가설은 아직 공식적으로 증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적어도 지금 시점까지는 말이다.. 2004년도에 미국 퍼듀대학의 루이스 드 브랑게스라는 수학자가 이를 증명했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1859년 리만이 제시한 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150여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의 고뇌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학계는 전혀 새로운 분야들이 연구분야로 나타나기도 하고 서로 통합되기도 하면서 발전해왔다..

리만가설에 대한 주제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오일러 공식이 언급되기도 하고 중간 중간 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제를 이끌어 가지만 전혀 부담될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수학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논하는 한 노 수학자의 이야기가 가슴 한켠에 조용히 자리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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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주인공 박사로 나오는 인물은 젊은 시절 입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80분 밖에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이다.. 소설에는 박사를 포함하여 3명의 인물이 서로 연결되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데 오로지 세상과의 교통을 숫자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이끌어 내는 매우 독특한 성격의 수학자와 그를 돌보는 파출부, 그리고 그의 아들 루트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은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이 과연 어느 정도의 평안함을 가져다 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권하고 싶다..

동명의 영화 역시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게 묘사되어 있으므로 책 읽는 것이 부담되는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먼저 보고 읽어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영화가 매우 잔잔하게 진행되므로 그런 종류의 영화를 꺼려하거나 보자마자 잠부터 오는 사람이라면 미리 고려해두면 좋겠다.. :)

중학교 시절 정말 어려운 수학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이틀 동안 그 문제를 가지고 씨름을 하다가 갑자기 머리속에서 뭔가 번쩍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느꼈던 그 기분은 다른 좋은 것들이 가져다 준 느낌과는 사뭇 다른 즐거움과 성취감이었다..

이 두권을 읽으면서 그 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 느낌이 떠오른 것은 비단 수학에 국한된 느낌은 아닐 것이다.. 무엇인가 눈앞에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을 놓고, 비록 그것이 삶에 그리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못한다 하더라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이 주는 즐거움이 있기에 해답을 찾으려 애쓰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지난 150여년 동안 리만가설을 증명하려 했던 그 많은 수학자들, 그리고 숫자가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일생을 살아갔던 소설 속의 한 수학자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 또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에 있어서는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결국 알게 될 것이다!  (Wir Mussen Wissen, wir werden wissen!) -David Hill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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