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 OST를 먼저 접하게 되는 영화들이 간혹 있다.. 그녀에게(원제 : Hable Con Ella)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OST에서 묻어나오는 절제된 슬픔의 느낌이 무척 맘에 들어 언젠가 영화를 보리라 벼르던 차에 최근에서야 영화를 보게 되었다.. 2003년에 국내 개봉된 영화니 꽤나 예전 영화를 찾아 본 셈이 되었다.. 워낙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영화라 영화 제목으로 검색해보면 줄거리는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굳이 이 글에서 내용을 따로 언급하진 않으련다..

영화는 서로 다른 배경과 환경의 두 커플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이야기를 엮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 간다.. 그 흐름은 특별한 굴곡없이 진행되는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 법한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액자 구조의 에피소드가 이야기에 계속 집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음악과 더불어 이런 요소들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지나간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에는 기다림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된다.. 그 기다림 속에서 각자의 상실감을 자기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현실 역시 그리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호간의 소통을 갈망하지만 그들의 소통은 모두 일방향성으로 끝나버리고 말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그나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소통이 연결될 수도 있겠다는 암시를 던져주지만 암시는 여운만을 남겨줄뿐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Hable Con Ella Poster

원래 원작 포스터에는 두 여주인공인 알리샤와 리디아의 얼굴이 서로 교차되듯이 배치되어 있는데 비해 국내 개봉용 포스터는 알리샤만 보이고 리디아가 위치해 있던 곳을 붉은 커튼으로 처리해 버렸다.. 처음 OST를 접했을 때 앨범 표지에 있던 두 여인의 대비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이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국내 포스터를 보고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 하나를 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스페인 영화가 이 땅에서는 심히 낯선 존재였기 때문일까? 아쉽고 또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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